일본 도쿄 23구에 위치한 18평 규모의 원DK 타입 주거공간을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꾸민 사례입니다. 이 공간은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 꾸민 집이 아니라, 거주자의 취향과 생활방식, 그리고 반려동물과의 공존이 모두 고려된 실질적인 주거 환경입니다. 특히 임스 부부를 비롯한 디자이너 가구에 대한 애정과 빈티지 컬렉션, 그리고 일본 주거 환경의 현실적 제약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완성도 높은 공간을 구현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미드센추리 가구로 완성한 거실 구성
거실은 A, B, C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기능과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A구역은 무채색을 기본으로 하되 컬러풀한 소품으로 포인트를 준 공간으로, 라운지 체어와 아르테미데 램프가 오브제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구역은 실용성보다는 시각적 만족을 우선시한 미술관 같은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책장을 겸한 캣타워에는 임스 재단 콜라보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디자인 서적들이 놓여 있으며, 특히 가구를 구매할 때마다 해당 디자이너의 책을 함께 사는 습관은 단순한 소비가 아닌 학습과 존중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B구역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임스 LCW를 중심으로 이케아 스칼보다, 빈티지 K체어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K체어는 세타가야구 리사이클샵에서 발견한 것으로, 쿠션이 임스 부부의 패턴 디자인으로 커스텀되어 있어 운명처럼 데려온 가구입니다. 허먼밀러의 50년대 빈티지 드레서는 수납과 화장대 기능을 겸하며, 그 앞에 샤를 페리앙의 그림자 의자를 매치했습니다. 이 조합은 3년 동안 찾아 헤맨 끝에 신주쿠 이세탄의 빈티지 페어에서 발견한 것으로, 단순한 가구 구매가 아닌 시간과 노력이 담긴 수집의 결과물입니다.
커피 테이블은 임스 부부의 빈티지 제품으로, 의도적으로 나무 톤을 통일하지 않았습니다. 저조도에서 여러 나무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깊이감을 추구한 것인데, 이는 일반적인 인테리어의 통일성 원칙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한 사례입니다.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 조명 세 개를 5년에 걸쳐 하나씩 모아 매치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전시에서 본 여러 개의 아카리가 뭉쳐 있던 모습을 재현하고자 한 시도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자신의 공간에서 그 감동을 재해석하려는 노력입니다. 콜란샵에서 구입한 태국 가구 브랜드 물러의 스툴은 희소한 디자인과 함께 상판의 무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묘 키나코를 닮아 선택한 것으로, 가구 선택에도 개인적 서사가 깊이 개입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C구역은 다이닝 공간으로 프리츠한센의 70년대 빈티지 세븐 체어와 허먼밀러의 60년대 빈티지 캐비닛이 놓여 있습니다. 특히 세븐 체어는 실물 확인 없이 구매하여 폭탄을 맞은 사례로 소개되며, 빈티지 가구 구매 시 반드시 실물을 확인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합니다. 바닥에 깔린 도쿠시마현 미오시 러그의 러그는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되어 추첨을 통해 구매해야 하는 희귀 아이템으로, 인기 제품은 콜드플레이 티케팅급이라는 표현이 그 희소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빈티지 수집과 개인적 서사의 결합
이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가구 하나하나에 개인적 이야기와 맥락이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현관의 임스 오피스 스케이트보드 데크부터 시작하여, 임스 재단의 운영을 위한 굿즈 구매를 화끈한 기부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마음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 디자이너에 대한 존경과 그들의 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태도입니다. 콜란샵의 DP 상품 세일 때 충동 구매한 수납 제품도 실제로는 매우 실용적이어서 만족스러운 물건이 되었고, 아르텍 도쿄의 5주년 기념 이벤트에서 받은 접시는 결혼반지 트레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침실 겸 작업실의 장 프루베 안토니 체어는 하판이자 컬렉터로서 빠질 수 없는 의자이며, 그 우드톤을 중심으로 공간 전체의 톤을 맞췄습니다. 뒷모습도 아름다워 다음에는 뒷모습이 보이도록 배치를 바꾸고 싶다는 언급은 가구를 360도 모든 각도에서 감상하고자 하는 안목을 드러냅니다. 유니클로와 카우스 콜라보 스누피 쿠션을 머리 쿠션으로 사용하다 미간의 주름이 생긴 일화나, 개인 인스타그램에 카우스를 태그했다가 5분 만에 태그가 삭제된 에피소드는 가구와 소품에 얽힌 생생한 생활의 흔적입니다.
침대 프레임은 무인양품, 매트리스는 니토리 제품으로 부피가 큰 가구는 자기 주장이 덜한 브랜드를 선택했고, 조명은 아르텍의 코리 펜던트, 이사무 노구치 아카리, 필립스탁의 미스 K 램프로 구성했습니다. 특히 미스 K의 블랙 버전은 불을 켰을 때만 드러나는 시스루 같은 디퓨저가 매력적이어서 선택한 것으로, 이는 조명을 단순한 기능이 아닌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예술품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정동향 방의 유리 블록이 빛을 마구잡이로 퍼뜨려 늦잠을 잘 수 없는 문제는 미감보다 실용을 택해 커튼을 질질 끌리게 두고 창가 바닥에 천을 덮어 해결했는데, 이는 완벽한 인테리어보다 실제 생활의 편의를 우선시한 현실적 선택입니다.
공간 조닝과 일본 주거 환경의 현실
이 공간은 반려동물 친화형 맨션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구성되었습니다. 방마다 고양이 통로와 수납 공간, 화장실을 놓을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일본 집의 특징인 좁은 현관은 입주 가능한 가전과 가구의 크기를 제한하는 요소로, 이를 일본 가전의 내수 경쟁력을 지키는 교묘한 수법이라고 표현한 것은 일본 주거 환경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입니다. 회사가 계약한 사택 형식으로 보증인이나 외국인 제약 없이 입주할 수 있었던 점은 일본에서 외국인이 집을 구하는 것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침실과 작업실은 평범한 일본 방 크기로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나무 톤을 하나로 정돈했고, 거실은 반대로 나무 톤을 통일하지 않아 다양성을 추구했습니다. 헤이의 피라미드 테이블과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로 구성된 작업 공간은 데스크 테리어보다 깔끔함을 우선시하여 수납을 겸한 물건들만 배치했습니다. 마우스 패드로 빈티지 잡지에 커버를 씌워 사용하는 것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기 어려울 때의 창의적 해결책입니다. 좁은 방에서 스탠드 대신 걸어둘 수 있는 램프를 선택한 것도 공간 효율을 고려한 선택입니다.
거실의 베란다는 특이하게도 통창으로 연결되어 있고 천장의 요철이 최소화되어 일반적인 일본 집보다 공간감이 뛰어납니다. 다만 서향이어서 오후부터 직사광선이 깊게 들어와 빈티지 가구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대체로 커튼을 치고 생활합니다. 이는 채광의 장점과 가구 보호의 필요성 사이에서 타협한 결과입니다. TV 대신 빔프로젝터 형태의 형광등을 사용하는 것은 일본 TV의 디자인적 한계와 공간 활용을 동시에 고려한 선택으로, 실제 일본 거주자에게 강력히 추천되는 제품입니다. 이케아의 저렴한 데이베드를 소파로 사용하는 것은 고양이들의 존재 때문인데, 한국인의 소파 사용 습관을 고려해 텐목공의 좌식 의자를 추가로 들인 점은 문화적 배경과 실용성을 모두 고려한 해결책입니다.
이 공간은 인테리어가 이상적 완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조정과 타협의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임스 LCW처럼 오래 전부터 막 써서 성한 곳이 없지만 그것이 오히려 함께한 시간의 흔적이 되는 가구, 알코올 중독 치료센터 같다는 농담을 들을 정도로 많은 의자들, 샤를 페리앙 의자가 B구역과 안 어울려 다른 조합을 고민 중인 솔직함까지 모두 완벽하지 않은 배치의 현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신뢰를 높이고, 인테리어란 정답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과 취향에 맞춘 계속되는 실험임을 증명합니다.
이 공간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인테리어를 소비의 결과물이 아닌 삶의 기록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가구의 가격이나 희소성보다 그것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과정, 그리고 그것이 생활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빈티지 가구를 3년 동안 찾아 헤매고, 5년에 걸쳐 조명을 하나씩 모으고,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묘를 닮은 무늬의 스툴을 선택하는 모든 과정이 공간에 깊이를 더합니다. 화려함보다 아늑함을, 완벽함보다 진정성을 추구한 이 공간은 취향이란 타협과 선택의 연속이며, 그 과정 자체가 공간의 성격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K7nJIOfUG6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