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테리어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무조건적인 '올수리'입니다. 수억 원을 들여 벽, 바닥, 주방을 전부 바꿨는데도 오히려 더 촌스러워지는 집들이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인테리어는 낡았지만 확고한 기준으로 선택한 중고 가구와 브랜드를 적절히 섞은 집이 훨씬 더 트렌디해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인테리어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물건을 고르고 세팅할 때 사용하는 핵심 기준 세 가지를 통해, 낡은 집도 충분히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직선보다 곡선, 뇌과학이 증명하는 고급스러움의 비밀


집은 이미 천장, 벽, 문틀, 창문, 바닥까지 전부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 또 반듯한 네모 거울이나 사각 가구를 들인다면 네모 위에 또 네모를 얹는 격이 됩니다. 패턴 랭귀지라는 책에서는 "벽이 완전하게 반듯하거나 직각이어야 한다는 이유 또한 없다. 변칙적이고 미완성에 거친 사각형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은 자궁이나 구멍, 동굴 같은 형태의 모양을 본능적으로 좋아하며, 자연에는 자로 잰 듯한 완벽한 직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너무 반듯한 사각형을 보면 인위적이고 긴장된다고 느끼는 반면, 불규칙한 곡선의 형태를 보면 자연스럽다고 인식합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곡선이 들어가면 실제로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건축과 바이슈가 직접 알려준 내용에 따르면,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는 우리 뇌에서 안전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영역을 활성화시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곡선 형태를 더 좋다고 느끼고, 좋아하는 만큼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음새가 다 보이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눈에 보이는 가구보다, 형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매끄럽게 마감된 가구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더 많은 사람의 노동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인식됩니다. 즉 '곡선=고급'이라는 공식이 우리 뇌에 박혀 있는 것입니다. 체리 몰딩 집이라도 곡선으로 채운 거실과 직선으로 채운 거실을 비교하면, 곡선이 있는 쪽이 훨씬 더 럭셔리해 보입니다. 우리 집을 고급스럽게 만들고 싶다면 모든 것이 네모 반듯한 것보다 불규칙한 모양의 곡선이 있는 것을 섞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테리어 대가들의 집을 살펴보면 네모 반듯한 가구를 찾기 어렵습니다. 스티븐 해리슨이라는 유명 건축가가 만든 집의 경우 모양들이 다 제각각이며, 카페트에 들어간 패턴도 파도 모양 같고, 조각 오브제도 손으로 만져보고 싶게 생겼습니다. 동글동글한 소파와 조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거칠고 유기적인 모양을 친숙하다고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체리 몰딩 집도 올수리를 다 하고 네모 반듯한 가구를 들인 것보다, 체리 몰딩은 그대로지만 유기적인 모양의 여러 가구들과 소품들로 잘 꾸민다면 체리 몰딩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네모 소파를 쓰고 있다면 거기에 동그란 쿠션을 몇 개 던져 보고, 카페트를 하나 들일 거라면 너무 평범한 것보다는 조금 과감한 패턴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 머리보다 작은 물건은 반드시 모아라, 위계와 질서의 원칙
집이 허전하다 싶으면 오늘의 집을 켜서 자잘한 소품들을 사게 됩니다. 귀여운 캔들, 예쁜 화병들, 예쁜 휴지 케이스 등을 막 사서 모으지만, 분명 쇼핑할 때는 예쁜 오브제였는데 우리 집에 오는 순간 그냥 잡동사니가 되어 버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물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배치의 문제입니다. 인테리어를 할 때 아주 중요한 기준은 '내 머리보다 작은 물건은 절대 혼자 두지 않는 것'입니다.
풍수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잘된 집의 공통점은 체계, 질서, 위계입니다. 전체적으로 질서를 잘 잡아갈 수 있게끔 가구나 소품을 배치하고, 과학의 인테리어를 예쁘게 한다기보다는 질서를 잡아가는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말은 처음 들으면 추상적이지만 사실 엄청 단순합니다. 이 집에서 제일 센 것이 무엇인지, 이 구역의 짱을 하나 박아두라는 의미입니다. 호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목숨 걸고 하는 것이 바로 시선 강탈입니다. 문 열자마자 압도적인 무언가로 사람 혼을 쏙 빼놓는 것인데, 이 전략이 올수리를 못 하는 집에서 가장 잘 통합니다.
사람 눈은 본능적으로 가장 보기 싫은 곳, 그 낡은 곳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몰딩 있는 집에서는 그게 우리가 그토록 싫어하는 체리 몰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집에 들어왔는데 우리 시선이 갈 곳이 없으니까 가장 강력한 몰딩에 그냥 갖다 꽂히는 것입니다. 그 몰딩을 압도할 만한 주인공이 우리 집에 필요합니다. 만약 집에 이미 여러 가지 소품이나 화분들이 잔뜩 있다면 무조건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미술관을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박물관 큐레이터들이 아주 작은 유물들을 전시할 때 절대 하나만 덩그러니 두지 않습니다. 쇼케이스 안에다가 모아두거나 큰 받침대 위에 올려서 하나의 군집을 만듭니다. 우리 집도 똑같습니다. 작은 소품들은 모아서 전시해야 합니다. 작은 것들을 질서 있게 모아둔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큰 오브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때 트레이가 정말 유용하며, 내 머리보다 작은 사이즈의 소품들은 트레이 위로 모으면 됩니다. 집에 작은 화분들이 많다면 절대 혼자 두지 말고, 화분들을 모으고 그 뒤에 거울 하나만 세워도 이 덩어리가 두 배로 보입니다. 덩어리가 커 보일수록 존재감은 더 커집니다. 서양에서는 이를 스케일로 공간을 압도한다고 표현하고, 동양의 풍수에서는 위계를 잡아 공간을 정돈한다고 표현하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입니다. 집에 존재감 있는 확실한 주인공을 세우라는 것입니다.
조명 높이를 낮춰라, 물량 공세가 답이다
한국 사람들은 부지런해서 그런지 집에 어두운 꼴을 못 봅니다. 집이 환해야 여기저기 잘 보이고 청소도 깨끗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밤에도 대낮처럼 환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런데 사실 그 하얀 빛이 우리 건강에도 안 좋지만 인테리어적으로는 우리 집을 가장 못생기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어둡게 살라는 것이 아니라 해가 지면 빛의 위치를 낮춰 보자는 것입니다. 조명 높이를 우리 키 높이보다 낮게 두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템포드 대학의 신경과학자 앤드류 후버만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에서 오는 빛에 우리 뇌가 각성 반응을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밤에 천장 형광등을 켜면 우리 뇌는 그것을 한낮의 태양으로 착각하여 계속 각성 상태가 됩니다. 반대로 옛날 원시인을 생각해 보면, 해가 지면 그들이 보는 빛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바닥에 있는 모닥불입니다. 그래서 우리 DNA는 눈높이 아래의 은은한 빛을 휴식이라는 공식으로 깊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천장 불을 끄고 낮은 스탠드를 켜는 행위는 집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은 덤이고, 우리 건강도 획기적으로 좋아지게 만듭니다.
빛의 위치를 낮추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조명의 개수입니다. 물량 공세를 해야 합니다. 거실에 조명은 적어도 세 개가 있어야 하지만, 올수리를 못 하는 집이라면 적어도 다섯 개, 일곱 개까지는 있어야 합니다. 올수리를 완벽하게 한 집도 형광등만 켜도 예쁘지만, 그런 집조차도 여러 개의 조명으로 분위기를 더 잡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 집은 완벽하지 않은데 그냥 천장에 달린 형광등 하나만 믿고 버티는 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입니다. 집이 평범할수록 조명 개수만 많아져도 인테리어 90% 이상은 성공한 것입니다.
조명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두에 갓이 씌워져 있습니다. 갓은 빛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며, 포토샵으로 뽀샤시한 효과를 준 것처럼 공간에 낡고 거친 느낌을 감춰 줍니다. 웬만하면 갓이 있는 조명은 두세 개 두는 것이 좋습니다. 비싼 조명 하나 살 바에는 가성비 조명 다섯 개가 공간을 훨씬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물론 다섯 개 다 비싼 것으로 사면 좋겠지만 그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이 집을 예쁘게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래된 인테리어일수록 빛은 다다익선입니다.
인테리어를 돈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로 풀어낸 이 접근법은 매우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습니다. 부동산 매물 사진 보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명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닌 실제 적용 가능한 조언으로 다가옵니다. 곡선과 직선의 대비, 작은 소품을 모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드는 원칙, 조명의 높이와 개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올수리 없이도 집을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yqMM4ie6sXw